2016. 1. 25. 20:22ㆍ나의 자전거 이야기/자전거 이야기
CANNONDALE SUPERSIX EVO 105 (54 size, Team Replica, 2015년식)
2015년 9월 05일 구매(정가 2,590,000원 실 구매가 : 미공개)
201X년 X월 XX일 퇴역예정 (과연 언제까지 탈 수 있을까?)
총 누적거리 : 792km (2015년 기준)
남산 : 7분 53초 (+11초) 어? 이게 어떻게 된거지? 왜 2배나 비싼 자전거를 탔는데 기록이 퇴보되냐
북악 : 기록 없음
(최종 후보로 선택된 캐논데일 Supersix EVO 105 출처 : 산다바스포츠)
[WHY?]
2호차를 탄지 약 2년 정도쯤이었을까? 카본 105등급의 자전거를 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2호차의 변속 트러블로 인해서 고생했던 경험도 있고, 원래 사고 싶었던 TCR1이 아니었기에 애정이 적어서 그랬는지는 모른다. 어쩌면 15년 2월에 타봤던 교회 동생의 자이언트 프로펠 때문이었을까. 그래도 형편이 어려웠기에 꾸역꾸역 참아가며 2호차 TCR2를 열심히 타던 시기였다. 3월 달에 회사를 다니게 됬고,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로 인해서 자전거를 주말이나 주중에 잠깐 밖에 타지 못해서 기변욕구가 사그러들었다. 그렇게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났는데...
사우디아라비아 파견 당시에도 한국으로 돌아와서 새 자전거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다. 이제 다시 구직을 해야하기도 했고, 나름 큰 돈을 벌었지만 급하지 않은 곳에 돈을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8월 말쯤이었을까?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다. '그래도 6개월 동안 수고한 나 자신에게 작은 선물 정도는 작지 않다 줄 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과, 큰 돈을 쓰는 법도 배울 줄 알아야 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이 귀에 들어왔다. 더불어 내가 자전거를 사면 허투루 쓰지 않을 것이라는 친한 형들의 격려아닌 격려가 있었기에 3호차로의 기변이 결정되었다.
다행히, 사우디아라비아 파견이 2주 연장되고 마지막 달에 추가로 받은 보너스가 있었기에 재정적 여유가 생겼다. 마침 현장에서 처리해야 할 업무가 종료되었기에, 출근 후 대다수의 시간을 OPIC 공부와 함께 구매 할 자전거를 찾는 데 할애하였다. 3가지 정도를 후보로 두고 고민하게 되었다.
1. Cervelo S2
2. Cannondale Supersix Evo 105
3, Trek Emonda S5
(Cervelo S2, 에어로 프레임과 검정/파란색의 데칼이 시원해보인다. 출처 : aerogeeks.com)
서벨로는 가격적 이유로 탈락했다. 프로펠을 한 번 타보니 에어로 프레임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에어로 프레임이라고 해서 딱히 언덕을 올라가는 데 불편해보이지 않았다. 성능도 충분하고 개인적으로 매우 선호하는 검정/파랑 조합이었지만, 330만원을 주고 사고 싶지는 않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S2가 많이 끌렸는데,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 됬다. 만약 순정 휠셋이 RS11이 아닌 중급휠셋 이상이었으면, 향후 시행할 휠셋 업그레이드 비용을 먼저 반영해서 S2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다.
(Trek Emonda S5, 순백색의 프레임이 깔끔한 느낌을 제공한다. 출처 : www.rutlandcycling.com)
처음 기변을 고려했을 때, 트렉 에몬다가 첫 번째 선택이었다. 200만원 아래의 매력적인 가격, 그리고 경량 프레임으로 언덕 지형을 오르기에 최적화 된 에몬다의 지오메트리가 매력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Trek이라는 큰 브랜드의 신뢰감, 새하얀 프레임의 깔끔함, 그리고 Duo Trap 내장으로 인해서 ANT+를 활용한 속도계를 구성할 수 있는 실용성까지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다. 다만, 2호차가 하얀색이라 다른 색깔의 자전거를 사고 싶었고, 2호차와 에몬다의 지오메트리가 유사했기에 큰 업그레이드 효과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다른 후보를 찾게 되었다.
결국, 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 105를 최종 선택하게 되었다. 초록색과 파란색, 검정색 조합의 특이함과 수평 탑튜브를 갖춘 클래식한 디자인에서 매력을 느꼈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지는 않지만 충분히 상급 자전거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시승기를 보았고, 초록색에 뭔가 홀린듯 결정하게 되었다. 초록간지
[만남]
사우디에서 캐논데일을 사기로 결정하고 난 뒤, 9월 4일 오전 6시에 한국에 귀국하였다. 사기로 마음먹었던 캐논데일의 15년식은 14년 말에 출시된 상태였고, 거의 10개월이나 지난 자전거의 재고가 충분치 않을 것은 당연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에 돌아오자 마자 자전거를 사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하였다.
공항에서 집으로 온 뒤, 바로 산바다스포츠 홈페이지를 열어서 서울지역 판매 대리점에 모두 전화를 걸었다. 약 20군데 이상 전화를 걸었는데, 모두 품절이란다. 자전거를 사겠다는 부푼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무산될 줄이야. 경기지방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두 번째 시도만에, 일산지역에 대리점에서 54 사이즈 2대가 재고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급하게 예약금을 보내고 나서야,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전거를 살 수 있겠네'하는 안도감이 생겼다.
다음 날 오전 OPIC시험을 봐야 했기에 오후에 수령하기로 예약을 걸어놓었다. 시험을 보는 둥 마는 둥하며 끝낸 후, 식사도 생략하고 일산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자전거를 수령한 뒤, 신나는 마음으로 첫 시승을 하는데, 자전거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 3개월 동안의 사우디생활 때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200만원이 넘는 자전거의 가속력이 기존의 자전거의 가속력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느낌은 좋지 않았다. '겨우 로고 5글자를 더하는 데 (자이언트의 영문 로고는 5글자, 캐논데일의 영문 로고는 10글자) 100만원을 넘는 금액을 투자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니 씁쓸하기 그지 없었다.
(2015년 어느 날 낮, 마포대교 아래 서울색공원, 소니 Z1)
(2015년 9월 12일,여의도 한강공원, 소니 Z1)
[시승기]
처음의 실망을 뒤로하고, 장거리 시승을 위해 다니고 있는 교회의 담임목사님과 서울 - 춘천 라이딩을 시도하였다. 네 번째 춘천 라이딩이었다. 세 번째까지의 춘천 라이딩은 운길산 역에서 출발하였으나, 경춘 자전거 도로의 완공으로 인해 공릉동에서 출발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의미의 서울 - 춘천 라이딩이 됐다. 공릉동에서 춘천 역 앞까지 약 95km의 여행이었으며, 한국 복귀 후 자전거를 많이 안타서 고생할 줄 알았는데 '자전거 빨'로 춘천까지 편하게 도착했다.
(2015년 9월 25일, 춘천 상호네 닭갈비, 소니 Z1)
업힐 테스트를 위해서 남산을 방문했다. 현준, 태형이형과 함께 남산을 오르는 데, 처음부터 느낌이 심상치 않았다. 2호차의 최저 기어비는 34 - 28t, 3호차의 최저 기어비는 36 - 28t 이다. 즉, 똑같은 1단이어도 3호차를 탔을 때 힘이 더 많이 든다. 3호차가 2호차에 비해 가벼웠지만 무게차이보다 기어비 차이가 더 타격이 컸다. 2호차에 비해 11초나 퇴보한 기록으로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작은 사이즈에서 큰 사이즈로 기변해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기어비의 문제인가? 초반에는 분명 더 빨리 올라갔는데, 중반부터 상체에 힘이 쭉 빠지면서 속도를 내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2016년에 몇 번 올라가보면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겠지. 그렇지만 실망스런 업힐 테스트였다.
맞바람 테스트를 위해서 아라뱃길을 두 번째 방문 하였다. 자전거를 잘 타지 않는 동생을 위해서 내가 앞장서서 바람막이를 해주었다. 사이즈가 커서 그런 것일까? 주로 평지였던 아라뱃길에서는 2호차에 비해 잘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같이 따라왔던 동생 역시, 기존에 비해서 내가 허리를 덜 숙인 자세로 타서 자세가 편안해 보인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2015년 9월 12일, 장성 백양사 입구, 소니 Z1)
두 번째 장거리 라이딩으로 전라남도 장성군 백양사에 다녀왔다. 광주 여행은 현준이와 다녀왔고, 원래 처음 계획은 여유로운 샤방 라이딩이었다. 현준이의 친척 형과 함께 달렸는데, 지역 동호회에서 자전거를 타시는 분이었다. 사전에 현준이로부터 샤방한 라이딩이 될 것이라 접해들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샤방 라이딩과 그 분의 샤방 라이딩은 매우 다른 기준이었나 보다. 나름 천천히 달렸다고 하는데, 나의 기준으로는 꽤 빠른 속도였고, 힘든 라이딩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자전거 빨로 간신히 버텼는데, 100km 정도를 타니 알루미늄 자전거인 2호차와 승차감의 극명한 차이가 느껴진다. 승차감이 좋기 때문에 덜 피로감을 느끼고 그로 인해서 덜 피곤함을 느꼈다.
2015년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서 경주를 다녀왔다. 경주 여행은 혼자 다녀왔고, 경주에 사는 진성이형을 만나기 위해 다녀왔다. 첫 번째 고속버스 여행이라 자전거에 상처가 날까 전전긍긍했는데, 생각보다 흠집이 덜 났다. 잘 포장하는 요령을 배웠으니 다음에는 안전하게 잘 포장할 수 있겠지. 경주 라이딩은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늦게 도착했고, 해가 빨리 지는 상황에서 불국사를 시간 안에 다녀와야 했다. 중거리 정도의 라이딩이었는데, 다운힐 시 안정감이 2호차 보다 좋아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가방을 매지 않고, 하늘이 어둡지 않았다면 더 빠른 속도로 다운힐을 내려왔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2015년의 라이딩을 요약하면, 2호차에 비해서 변속의 편리함과 승차감의 향상을 느꼈지만, 달리기 Performance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투자한 돈에 비하면 실망스런 결과다. 다만, 변경사항이 많고 환경이 동일하지 않기에 자전거가 어떻다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2016년에 좀 더 많은 라이딩을 통해서 차이를 확인해 볼 예정이다.
(2015년 12월 1일, 경주 첨성대 입구, 소니 Z1)
[아쉬움]
2호차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전문 Shop에서 구매했는데, 사실 아무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아무래도 자전거 시장이 자전거의 재고를 가지고 있는 소매점에게 대단히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에 그렇다. 다만 별 말 없이 시원하게 자전거를 사 갔기 때문에 그냥 한 번 안장 위에 앉아보고 바로 구매함 폴라 베어 물통을 서비스로 주었는데, 예전에 잘 쓰다가 뚜껑을 잊어버려 쓰지 못했던 물통과 똑같은 물통이어서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4개월이 된 현재까지 아쉬운 점은 다음과 같다.
1. 사이즈 변경으로 인한 적응 과정
2호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애매한 키 (176cm)로 인해서 사이즈 선택의 경우의 수가 2개가 있었다. 예전에는 걸치면 작은 사이즈를 사라는 조언이 많았지만, 요새는 걸치면 큰 사이즈를 사라는 조언이 많다. 작은 사이즈를 샀다가 핸들바 낙차로 고생했던 2호차의 경험을 살려 52 사이즈 보다 54 사이즈를 선택하였다. 물론 52사이즈가 모두 팔려서 시승 후 결정하지 못하고 수치상으로만 계산했지만
2호차 S사이즈 : 유효탑튜브 535mm, 헤드튜브 높이 135mm, 스템 90mm
3호차 M사이즈 : 유효탑튜브 540mm, 헤드튜브 높이 145mm, 스템 100mm
이전의 자전거에 비해서 20mm 늘어났지만, 기존의 드롭바 리치가 95mm -> 75mm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전체 수평 길이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고, 25mm가 높은 (스페이스 포함 높이 차이) 헤드튜브 높이로 인해서 상체를 덜 숙여도 되서 라이딩을 편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전보다 프레임 사이즈가 커져서 그런지, 코너링, 혹은 업힐에서 자전거를 컨트롤하기 힘들어졌다. 2호차를 탈 때는 자전거를 완전히 통제한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3호차의 경우는 잘 달래면서 타는 느낌이 많이 든다. 4개월을 탄 지금 코너웍 감각은 익숙해졌는데, 업힐을 올라갈 때는 어떨지 모르겠다. 날씨가 풀리면 북악과 남산을 돌면서 테스트해 볼 필요가 있다.
2. 크랭크
크랭크가 FSA 고사머인데, 사실 200 중반대 자전거의 크랭크로는 원가 절감의 흔적이 보인다. 실제로 2016년 식에는 캐논데일의 Si 크랭크로 기본 사양이 변경되었다. 물론 10만원 비싸졌겠지만, 200g 정도 가벼울테니 2015년 제품에 비해 손해보는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2호차에서 50t - 34t 컴팩트 크랭크를 사용했는데, 3호차의 순정 크랭크 기어비는 52t - 36t의 미드 컴팩트 구성이다. 이로 인해서 기존에 사용하던 기어비보다 힘이 많이 들게 되고, 11단으로 단수가 늘어났으나 실제 사용하는 기어 숫자는 기존 10단에 비해서 별 차이가 없어졌다. 비용의 여유가 된다면 크랭크를 50t - 34t 의 스램 포스 22 크랭크로 변경하고 싶다. 사실 전체 구동계를 포스 22로 바꾸고 싶은데 그러기는 돈이 너무 아깝다.
3. 휠셋 및 타이어
자전거를 출고하면서, 그냥 평범한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슈발베 루가노와 RS11조합. 보통의 입문 카본 로드바이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구성이었다. 실제로 4개월 동안 타면서 평범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함정이 숨어있었다.
구글에서 리뷰를 보는데, 자전거 스펙에 25c 루가노라고 적혀있었다. 23c로 알고 있었는데, 25c 타이어라니? 다시 찾아보니 25c가 맞다. 루가노 25c를 검색해보니 1짝 당 350g, 그리고 시마노 RS11 휠셋의 무게는 약 1,900g 후반이다. 2호차의 경우 순정휠이 약 1700g 후반, 그리고 기본 타이어가 200g 정도였으니, 휠과 타이어만 합쳐서 500g 의 무게 상승 요인이 있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엄청난 무게 차이 아닌가?
웹상에서 자전거 구매 후기를 다시 천천히 읽어보니, 휠과 타이어를 변경할 것을 추천하는 글들이 많았다. 조금만 더 타다가, 자금의 여유가 생기면 업그레이드를 해야겠다는 욕구가 갑자기 솟아올랐다.
(검암에 사는 친구 집을 방문하는 길, 아라뱃길 어딘가에서, 소니 Z1)
[향후 운용 계획]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아마도 완차기변보다는 휠이나 구동계의 업그레이드를 선택할 것 같다. 4개월 동안 탔지만 나름대로 만족스럽고,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실제로는 훨씬 멋있는 자전거이기 때문이다. 향후 계획은 포스 22나 105 순정 컴팩트 크랭크로 변경, 듀라에이스 c24 9000 휠셋이나 마빅의 40mm 카본 클린쳐 휠셋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듀라에이스 c24 휠셋이 우세했으나, 최근들어 마빅의 휠셋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더불어 자전거 정비를 배워서 유지/보수를 자가로 수행하는 계획이 있다.
최근들어, 여행용 자전거에 대한 뽐뿌, 또는 미니벨로에 대한 뽐뿌가 몰려오는데 잘 참고 지금의 3호차를 잘 아껴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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