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9. 09:20ㆍ나의 자전거 이야기/라이딩 이야기
천년고도, 경주 둘째 날
라이딩거리 : 10.91km (경주) + 19.51km = 30.42km
라이딩일시 : 2015년 12월 1일
라이딩 평균 속도 : 대충 17km/h 동네 마실에는 속도가 의미가 없다
(숙소의 아침 전경, 나가기 싫었다. 역시 이불 밖은 위험하다, iPhone 5S)
드디어 둘째 날의 아침이 밝았다. 그리고 2015년의 마지막 달도 밝았다. 이제 30을 떠나 본격적인 31을 준비해야 하는 달이다. 숙소에서 10시쯤 느긋하게 일어났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어제 다녀오지 못한 석굴암을 다녀올까 고민하였지만, 진성이형이 잡아준 숙소가 너무 좋았다. 역시 이불 안이 최고로 좋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로비에 설치된 트리 , 좋은 숙소 였다.)
숙소의 실내사진은 따로 촬영하지 않았지만, 무려 침대가 3개나 있고, 화장실이 대리석재질로 된 아주 으리으리한 숙소였다. 물론 보기에는 좋았으나, 익숙하지 않아서 몇 번 넘어질뻔 했다. 오늘의 일정은 경주시내투어. 시간이 부족해 어제 대충 지나간 첨성대, 대릉원 및 각종 경주의 유적지를 구경하고, 마지막으로 진성이형과 점심을 먹고 경주를 떠나는 스케쥴로 결정하였다.
(오늘의 첫 목적지, 첨성대 너로 정했다! , 소니 Z1)
오늘의 첫 목적지는 첨성대로 결정하였다. 점심을 먹기로 약속한 시간은 1시 30분이었으니 아주 느긋하게 자전거를 타고 첨성대로 향했다. 어제와 달리 내리막길 위주의 지형에다, 바람이 뒤에서 밀어주었기 때문에 아주 싱겁게 첨성대에 도착하였다.
12월에 첫 날, 그리고 겨울, 그리고 화요일의 3박자가 어우러지니 관광객이 거의 없다. 조금 흐렸던 어제와 달리 높은 하늘과 적당히 따뜻한 날씨였다. 사실 날씨가 추울 것 같아서 패딩을 준비했는데, 아무런 쓸모가 없다. 쉬면서 자전거 프로필 사진 좀 찍었다.
(좀 그럴듯 한 프로필 사진 아닌가? 아님 말고, 소니 Z1)
아이폰 5S를 가져간 김에 요리조리 셀카를 시도했는데, 구도가 잘 안나와서 그만 찍으려 하는 찰나, 한 관광객 분이 사진을 찍어주셨다. 그런데 기분이 안좋아서 그런가? 아니면 검은 옷을 입고 가서 그런가? 아님 햇살이 너무 따가워서 그런가? 사진 속 내 표정이 죽을 상이다. 도와주셨는데, 괜히 미안해진다.
(이 표정 어쩌하나? , iPhone 5S)
첨성대 좌우를 돌아보니 큰 무덤들이 있다. 보니까 대릉원이다. 그리고 앞에 스타벅스 커피가 있다. 흠, 커피나 한 잔 하면서 느긋하게 진성이형을 기다릴까 했는데, 갑자기 포석정이 생각이 난다. 임금님들이 술을 드시면서 재밌게 노셨다는 (?) 포석정. 그래 나도 한 번 가보고 싶다. '경주까지 왔는데, 포석정에서 왕 놀이 한 번 하고 가야하지 않겠나?' 는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포석정을 지도 앱으로 검색한다.
(대릉원, 흠 여기서 느긋하게 커피나 먹었어야 하는데, 소니 Z1)
오! 마침 근거리다. 대릉원 기준 약 5km정도만 가면 포석정에 도달할 수 있다. 게다가 4번 국도와 7번 국도 역시 지나지 않는다. 골목으로 가면 차도 없고 스트레스 없이 달릴 수 있겠다. 기쁜 마음으로 페달을 밟는다. 포석정 2km 표지가 보인다. 5분이면 가겠네. 신나게 페달을 더 밟아본다. 1km 남았다.
드디어 도착하였다. 그런데, 입장료를 받는다. 어? 입장료? 뭐 그래봤자 1,000원이다. 주머니에 있는 지갑을 꺼낸다. 아차, 준비한 현금이 없었다. 가장 가까운 현금 지급기까지는 7km이상이며, 현재 시간은 12시 50분이다. 나는 '태양의후예'의 '알파팀 유시진 대위님'처럼 초능력자가 아니기 때문에, 돈을 뽑아 포석정에 다시 들르면 약속 시간인 1시 30분에 진성이형을 만나는 것이 불가능함을 알았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포석정을 포기하였다. 겨우 1000원 때문에! 어제 방문했던 안압지에는 분명 카드로 결재할 수 있었는데, 이런 날벼락이 있나. 불국사야 사찰이라 카드 결재기가 없어도 그러려니 하는데, 포석정에 카드 결재기가 없는 부분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왕 같은 기분을 누리고 싶었는데, 정말 아쉬웠다.
(강변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집으로, 아 피곤하다.)
진성이형을 만나 점심으로 밀면을 먹고, 형이 준 황남빵을 잘 챙겨 서울로 복귀하였다. 화요일이므로 강변에서 공릉역까지 자전거로 복귀하였다. 서울에서는 안전하고 편리한 자전거 길 덕분에 집까지 편하게 복귀하였다. 경주의 시설이 이정도만 되도 자전거 관광지 전국에서 손꼽히는 곳이 될텐데.
(둘째 날의 기록, 중간에 첨성대에서 기록이 끊겨서 포석정에 간 기록은 없다.)
그렇게 2% 아쉬운 경주여행이 끝났다. 다음 번에는 바닷에 있는 문무대왕릉과 이번에 다녀오지 못한 석굴암 업힐, 그리고 포석정을 꼭 방문해야겠다. 그리고 날씨 따뜻할 때 방문하면, 경주의 진가를 느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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