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5. 10:47ㆍ나의 자전거 이야기/라이딩 이야기
다시가는 국토종주, 이화령 인증센터 - 상주 상풍교
라이딩 일시 : 2017년 8월 1일 (9월 10일 작성)
이동 거리 : 103.36 km (평균 속도 : 18.0 km/h) [충주 - 상주 상풍교 전체 구간]
충주 - 수안보 - 소조령 - 이화령 - 이화령 인증센터 - 문경 - 소야 벚꽃길 - 점촌 - 문경불정역 - 상주 상풍교
고생해서 이화령을 올라갔으니 이제 신나게 내려갈 일만 남았다. 이화령의 내리막은 오르막(5.6km)보다 더 길고, 커브가 많아서 위험한 편이다.
내려가기 전 크고 긴 백두대간 이화령 비석 앞에서 인증사진을 남겼다. 이번에는 광각렌즈를 챙겨왔기 때문에 가로로도 큰 무리없이 담을 수 있었다. 가로로 안 담고 세로로 담으면 핸드폰 카메라로도 큰 어려움 없이 담을 수 있다. 가로본능
여행 중에 촬영한 내 사진은 별로 없지만, 워낙 특별한 곳이여서 성진이형에게 부탁하여 독사진을 찍었다. 다시 안 올 곳이니 매우 특별한 곳이다.
다시 한 번 일행들에게 내리막에서 과속하지 말고, 앞 사람을 추월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태형이 형을 선두로 다운힐을 시작했다.
같은푸른 하늘을 만끽하면서 내리막을 내려가고 싶었지만, 이화령의 내리막은 만만치 않았다. 전방을 주시하며 브레이크를 밟는데 온 신경을 집중해서 긴 내리막을 조심히 내려왔다.
진안삼거리 앞의 문, 문경새재와 이화령의 갈림길이라고 한다. 진안삼거리를 지나면 낮은 언덕길이 나오지만, 이미 이화령을 넘어온 우리에게는 그냥 작은 과속방지턱과 같았다.
다만, 문경 시내 방향으로 들어가는 길이라 차가 많고 도로가 크기 때문에 안전에 신경을 써 주어야 한다.
빠르게 언덕을 올라가 목사님과 성진이 형의 정면을 담아보았다. 태형이 형의 정면도 담고 싶었으나 너무 빨리 올라가서 담을 수 없었다.
역광이라 잘 보이지는 않지만, 큰 산을 넘은 뒤라 김병년 목사님의 표정이 여유롭다. 목사님의 얼굴과 구름의 디테일 중 무엇을 살릴까 고민했는데 잠깐의 망설임 끝에 구름의 디테일을 살리는 방향을 선택하였다.
이화령을 가장 빨리 올랐던 성진이형은 여유가 넘치는 표정으로 지나간다.
문경시내를 관통하여 조령천 옆 길로 진입하였다. 조령천 옆을 따라 소야솔밭길, 소야벚꽃길이 계속 이어진다. 둘째 날은 이화령을 넘으면 별 것이 없을 줄 알았는데 보물같은 풍경을 지닌 귀한 장소를 발견하였다.
아름다운 풍광에 일행을 먼저 보내고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핸드폰과 카메라로 각각 한 장씩 촬영하였다. 날씨가 그림같고, 광량도 충분해서 결과물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전만해도 우중충한 회색기운이 남아있었는데, 오후가되니 그런 흔적조차 남지 않고 파란 하늘로 바뀌었다. 비가 온 뒤의 시원함이 아직 남아있어서 한여름임에도 크게 덥지는 않았다.
아무런 말 없이 계속 페달을 밟았다.
기가 막힌 풍광에 모두 감탄만 하면서.
잘 포장된 도로와 시원한 나무길을 달리니 기분이 저절로 좋아졌다.
벚꽃이 피는 봄에 다시 와서 자전거를 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문경 터미널에서 별로 멀지 않다. 내년 봄에 펼쳐질 벚꽃잎의 화려함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쓸데없는 기대감이 몰려온다.
길이 거의 끝날 때가 되었다.
조금만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길이 끝나버렸다.
벚꽃길이 끝나며 조령천은 영강과 합류한다. 신나게 달렸으니 잠깐 쉬면서 주위 풍경을 더 감상하였다.
목사님도 이 길이 매우 마음에 드셨나보다.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신다.
쉴 때는 역시 자전거를 패대기 쳐줘야 제맛이다. 어제의 사고로 어차피 중고로 처분하기는 글렀으니 더욱 막 대해줘야 겠다.
얼마 쉬지 않았지만 슬슬 출발할 준비를 해야한다. 쉬면서 시원한 그늘에 있으니 갑자기 옥수수가 먹고 싶어졌다. 시골길을 자전거로 지나갈 때마다 항상 옥수수가 생각이 난다. 옥수수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지나가는 길에 옥수수를 파는 곳이 보이면 사 먹는 것으로 약속하고 출발할 준비를 하였다.
지금까지 달려온 길을 돌아보았다. 한 쪽으로 가지런히 서 있는 나무들이 보인다.
푸른 하늘과 녹색의 조화가 매우 좋았다. 녹색 표현에 강점을 지닌 후지필름이라 그랬을까? 유난히 초록색이 진하고 도드라져 보인다.
어디론가 부지런히 연락하는 목사님
눈부시게 푸른 하늘을 바라보니, 시원한 물이 생각났다. 안타깝게도 이 때쯤 일행이 가진 물이 거의 바닥났었다. 문경시내를 지나갈 때 편의점에 들러 물을 보충했어야 했었는데, 너무 신나게 달리다보니 깜빡하고 말았다. 이 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오늘의 도착지까지는 이제 25km 정도 남았다. 슬슬 일행의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었지만, 배가 고프거나 영양 보충이 필요하다는 사람은 없었다. 중간에 시간을 까먹을 요소가 없었기에 아무리 늦어도 8시까지는 도착할 수 있겠다고 판단하였다.
얼마 가지 않았는데, 옥수수를 파는 곳이 보인다! 와 신난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지. 당연히 자전거를 멈춰 세우고 옥수수를 사 먹었다.
옥수수를 사 먹으며 자전거 사진도 찍어보았다.
기대한 그 맛 그대로였다.
다음 인증센터인 문경불정역을 향해 부지런히 페달을 밟기 시작했는데, 갈증이 심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태형이 형과 성진이 형에게도 물으니 물이 다 떨어졌다고 한다. 일단 참아보면서 다음 번 인증센터에서 물을 사기로 하였다. 전전긍긍하며 계속 갈 길을 가고 있었는데 매의 눈을 가진 태형이형이 약수터를 발견하였다.
위대한 발견이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 본 경험은 없지만 만약 만나면 이런 기분이겠지? 우리 셋 중 그 누구도 앞으로 먼저 가버린 목사님을 신경 쓰지 않고, 약수터에서 물을 채우는 데만 집중하였다. 그만큼 물이 간절했었다.
달이 보인다. 이제 해가 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마지막 불안요소인 물 문제도 해결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계속 달렸다.
태양도 한 번 쪼개보았다. XF 23mm 2.0렌즈에 비해서는 XC 16-50의 결과물은 조금 아쉽다.
먼저 도착하여 우리를 기다린 목사님.
문경불경역 인증센터에 도착하였다. 예전에 이용하던 기차역을 폐선 후 공원으로 재활용한 장소이다.
목사님과 함께한 태웅이형의 자전거. 이 자전거는 두 명의 다른 사람과 함께 국토종주를 완료하였다. 팀 다드림교회의 구성원 중 나와 태형이형, 그리고 이 자전거만이 유일하게 국토종주 2회를 달성하였다. 그리고 국토종주가 끝난지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이 자전거는 주인에게 복귀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거 실화냐?
문경불정역의 전경을 마지막으로 프레임에 담은 뒤, 오늘의 마지막 인증센터인 상주상풍교 인증센터를 향해 출발하였다. 오늘 달린 거리는 긴데 겨우 4개의 인증센터만 방문하였다. (수안보, 이화령, 문경불정, 상주상풍교)
예전에는 점촌시내를 지나가는 길이 공식 자전거길이었는데, 이 번에 왔을 때는 점촌 시내를 우회하여 고개 2개를 넘어가는 길로 공식 자전거길이 변경되었다. 언덕을 넘기 싫은 경우에는 우회로라고 안내하는 표지판을 무시하고 좌회전하여 다리를 건넌 후, 강 옆길로 편하게 라이딩을 진행하면 된다.
언덕이 생각보다 길고 경사가 높다.
이름이 뭔지도 몰랐는데, 다 올라와서 버스 정류장를 보고 알게 되었다. 첫번째 고개의 이름은 유곡고개라고 한다.
남들 다 찍는 바닥사진도 찍어 보면서 두 번째 언덕을 또 올라본다.
두 번째 고개는 다 같이 올라갔다.
유곡고개에 비해서는 완만하다.
언덕길에서 모두 합류한 뒤 다시 내리막길을 시작한다.
농로가 끝나는 길에서 위에서 이야기한 영강 옆 길로 합류할 수 있다. 진작에 알았으면 당연히 강변 옆 길로 갔을 텐데.
영강 옆 길 합류 30초 전
드디어 영강 옆길에 합류하였다. 이제는 예전에 다녀온 익숙한 길이 눈에 보인다. 3년 전 이 곳에서 의미를 알 수 없는 레이스를 펼쳤다. 레이스의 주동자였던 태웅이형은 아쉽게도 이번에는 합류하지 못했다. 형 대신 자전거가 함께 하였으니 참여한 것으로 치자.
갑자기 과거의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나기 시작했다.. 3년 전 그 때 이후로 다시는 포장하지 않은 것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 도로의 노면상태도 여전히 그대로이다.
따스한 오후 6시의 햇살을 담아보았다.
예전의 추억을 살려서 일행들에게 전속력 질주를 요청할까 했는데, 남은 체력이 별로 없는 것 같아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림 같은 영강의 모습. 3년 전 관리되지 않아서 지저분하기만 했던 영강 주변은 어느새 체육공원과 함께 말끔히 정리되었다.
성진이형의 표현을 빌려 표현하면, 마치 외국의 어디 공원을 달리는 느낌이었다.
가족 단위로 산책하는 분들이 많이 있었다. 자전거 도로가 별도로 분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천천히 지나갔다.
체육공원을 빠져나가면 관리되지 않은 흔적이 있는 길이 있다.
체육공원의 강변길이 끝나면 바로 옆에 있는 농로로 계속 길이 이어진다. 강변길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끝까지 이용하지 말고, 중간에 농로로 올라 갈 것을 추천한다.
환상적인 경치를 자랑하던 문경을 뒤로 하고 3년 전 가장 별로라고 느꼈던 상주시로 진입하였다. 이제 숙소까지는 15km도 남지 않았다.
오른쪽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해의 모습이 매우 아름다웠지만 일몰을 촬영하러 여기에 온 곳이 아니기 때문에, 욕망을 마음에 고이 접어 넣어두고 계속 갈 길을 갔다. 혼자 왔으면 아마도 일몰 촬영하다가 시간을 다 까먹고 9시가 넘어서 숙소에 도착했겠지. 양수리 라이딩의 재림
페이스가 눈에 띄게 떨어지기도 하고, 마침 정자 아래에 보이는 쉼터가 좋아보여서 잠시 쉬기로 했다. 어차피 목표 도착시간인 8시에는 여유롭게 도착할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기에 크게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빛 좋은 포인트를 발견하여 일행을 촬영해보았다.
아이폰으로 태형이형을 찍어보니 왠지 빛이 마음에 들어 X-Pro1으로 촬영기기를 변경하였다. 그럴꺼면 처음부터 카메라로 찍지. 나의 게으른 심성은 어쩔 수가 없다.
카메라로 촬영한 목사님. 화려한 태양빛과 나무 사이로 보이는 그림자가 마음에 들었다.
성진이형의 모습. 자세와 표정이 모두 좋다.
빛 좋은 날의 일몰
초록 간지를 뽐내는 자전거도 한 장 찍어보았다.
돌을 쌓아 놓은 야적장. 3년 전에도 있었는데 지금도 그대로다. 4대강 사업물의 쓸모없는 부산물같다. 이제 영강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곳을 지났다. 이제부터는 낙동강 칠백리가 시작되었다.
뜨거웠던 하루가 지나가고, 마지막 일몰의 순간이 다가왔다.
찬란한 태양의 일몰을 날카롭게 표현해보았다.
후보정해서 초록색을 살려보았다.
쉰지 얼마 안 됬지만 환상적인 노을을 놓치고 싶지 않아 또 쉬었다. 레이싱 하려고 국토종주를 온 것도 아니니 여유를 부려 본다.
다양한 초점거리로 담아보았다. 줌 렌즈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다양하게 담을 수 있지만 똑같은 사진을 여러장 찍게 된다.
쉼터에서 반대 방향 (부산 - 서울)으로 국토종주 하는 커플을 만나 인사를 건넸다. 언제 출발했냐고 물어보니, 우리보다 하루 정도 빠른 페이스로 오고 있었다. 대단한 커플에게 국토종주 잘 마무리하자고 서로 인사하며 헤어졌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 부럽다 부럽다 부럽 부럽다 부럽다 부럽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상주상풍교 인증센터까지 이제 2km 남았다. 지난 번에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친 낙동강 칠백리의 비석을 발견하여, 잠깐 정차하여 인증샷을 찍었다.
점점 정차하는 시간이 길었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예상했던 시간에 딱 맞추어 상주상풍교 인증센터에 도착하였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강력한 언덕이 있긴 하지만 매우 짧고 굵어서 금방 끝났다.
상주상풍교 인증센터에 도착하여 숙소에 연락을 하였다. 픽업서비스를 기다리면서 딱히 할 것이 없어서, 난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장노출을 시도하였다. 워낙 어두워서 잘 나올 까 반신반의 했는데, 엄청 잘 나와서 깜짝 놀랐다.
민박집의 픽업서비스는 무려 1시간이 지나서 도착하였다. 3년 전 상주상풍교에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이제는 국토종주를 하는 라이더가 많아져서 주변 숙박시설이 많이 생겼다. 차를 타고 오면서 국토종주를 하는 고등학생과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려고 국토종주를 시작했다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도 남은 3일 동안 성진이형과 태형이형, 그리고 김병년 목사님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와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상주보 인증센터에 도착하였다. 상주상풍교 - 상주보 구간은 일반 국도를 이용하고 (물론 차량은 적다) 4~5개의 잡다한 언덕이 있어 야간라이딩에 부적합하다는 판단으로 부득이하게 민박의 차량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여 인증하였다. 아침에 비가 오지 않았다면 아마 상주보 앞쪽에 있는 숙소에서 머물렀을 것이고, 다음 날 아침에 상주보인증센터에 도착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종주 후반부에 조금 더 힘들었을 것이다.
9시 30분이 넘어 숙소에 도착였다. 목사님의 지인이 사 주신 치킨을 먹는 것으로 오늘의 일정을 마쳤다. 내일은 비교적 평탄하고 재미없는 길을 달릴 예정이다. 무난한 일정이지만 저녁 약속이 잡혀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었다. 이틀 동안 별 일 없이 자전거를 잘 탔으니, 내일도 잘 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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