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23. 00:55ㆍ나의 자전거 이야기/라이딩 이야기
광주 라이딩, 첨단 - 바심재 - 장성 백양사 - 밤실재 - 첨단
라이딩 일시 : 2014년 10월 29일
업로드 일시 : 2016년 10월 22일
이동 거리 : 약 92.41km (첨단 - 바심재 - 장성 백양사 - 밤실재 - 첨단)
평균 속도 : 약 22.25 km/h (Endomondo), 22.9 km/h (Strava)
(Endomondo 로그, 반시계 방향으로 돌았다.)
사우디에서 한국에 복귀 후, 이곳저곳 자전거를 타러 많이 다녔다. 장성 라이딩은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많이 남는 라이딩이었다. 50 mi과 50 km 개인 신기록을 작성한 구간이기도 하다. 원래 목표는 아주 여유로운 단풍 라이딩으로 계획된 코스였다. 물론 실제는 그렇지 않았지만.
현준이가 미국에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자전거를 타기로 했고, '기왕 타는 것 멀리 다녀오자'는 생각이 있었는데, 현준이가 자기 고향인 광주에서 라이딩은 어떻냐고 물어본다. 마침 길 안내해 줄 친척분도 있다고 하니 셋이서 라이딩을 하기로 하고, 광주로 출발하였다.
아침 일찍 짐을 싸서 출발한다. 광주에 도착하니 거의 10시가 다 되었다. 거의 10년만에 방문인데, 유스퀘어 (터미널)을 제외하면 기억이 나는 건물이 없다. 첨단지구는 광주에서도 외곽쪽이라 조용하다. 넓은 길들을 지나 교외로 빠져나오면 한가한 시골길이다. 시골길 라이딩의 최고 장점은, 차들이 알아서 피해간다는 점이다. 도시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페달을 계속 밟으니, 어느 새 점심식사 장소에 도착하였다.
(바심재 언덕, 별거 아니다.)
점심을 먹고나서도 특별히 어려운 구간은 없다. 중간쯤 오니 바심재라는 언덕이 나오는데, 딱히 어렵지는 않다. 2.7 km의 길이, 경사도 3% 길이만 길지 뭐 없다. 북악도 2.8 km나 되는데, 경사도는 바실재의 거의 2배다. 그냥 여유롭게 올라가면 된다. 길 안내하는 현준이의 친척분이 원래 언덕 위주의 코스를 짜려고 했지만, 현준이가 극구 반대해서 결국 없던 일로 되었다. 흠, 내심 아쉽다. 다시 올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언덕을 갔으면 좋았을텐데.
(바심재 Sprint, 오르막길보다 힘든 내리막길은 내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바심재를 올라가서 잠시 휴식을 한다. 바심재를 오르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은데, 바심재의 하이라이트는 Strava에서 바심재 Sprint라고 불리는 내리막길이다. 7.5 km의 엄청난 길이 (성산동에서 - 여의도까지 내리막이라고 생각해봐라), 그리고 무지막지한 맞바람. 내리막길이라서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내려갔는데, 바람이 너무 막강해서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는다. 이미 현준이와 친척분은 사라진 상태. 긴 언덕에 비해 매우 느린 속도로 내리막을 마무리하였다. 예전 경주에서는 비슷한 내리막에서 50km까지 밟아봤는데, 흠 무언가 아쉽다.
아무튼 바심재를 내려오면 바로 백양사다. 백양사는 단풍으로 매우 유명하다고 하는데, 2015년에는 비가 거의 안와서 단풍이 거의 들지 않았다. 흠, 아쉽네. 이 멀리까지 왔는데.
(백양사 입구, 단풍이 덜 들어서 너무 아쉬웠다.)
(프로펠, 모티몰로, 에보 3총사)
어쨌든 백양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인증샷을 남긴다. 그 동안 운동을 잘 안해서 못 버틸것 같았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편하게 도착해서 기분이 좋았다. '자전거를 새로 산 보람이 있었구만' 하는 생각으로 자전거와 인증샷을 남겼다.
(멀리까지 왔으니 프로필 한장 찍어줘야 하지 않나)
(현준이와 한 방, 고추장 프로펠의 강렬함이 여기까지 느껴진다.)
(현준이와 두 방, 표정은 웃고 있지만 웃는게 아니다.)
(분명 샤방 라이딩이라고 해서 평상복 입고 탔는데, 이런 헬 라이딩이 될 줄이야)
원래 계획은 장성 시내를 들러 햄버거를 섭취하고 복귀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햄버거를 포기하고 바로 다시 첨단으로 복귀하기로 한다. 돌아올때는 올 때와 반대방향으로, 새로 포장된 1번 국도를 이용하기로 한다. 새 길이라서 매우 잘 나가지만 갑자기 체력이 떨어져버렸다. 흠, 큰일이다.
꾸역 꾸역 버텼는데, 갑자기 현준이가 오지 않는다. 무슨 일일까?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다시 돌아가보니, 자전거에 펑크가 났다고 한다. 튜브를 떼우는 동안 약간의 휴식을 취했다. 전화위복의 시간인가. 다행히 그 사이에 체력이 약간 회복이 됬다. 그리고 곧 밤실재를 맞이하였다.
(내 체력이 없어도 이정도는 어렵지 않다)
체력이 떨어졌지만, 밤실재가 크게 어려운 언덕은 아니다. 현준이의 친척분을 추월하면서 여유롭게 밤실재 정상에서 쉬니, 곧 현준이가 올라왔다. 나는 클라이머 체형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올라올 수 있었다.
(아아, 여기는 밤실재 정상입니다.)
밤실재를 내려와 첨단으로 가는 길도 평지라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극도의 체력 저하로 인하여 허벅지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마지막 10km는 정말 힘들었다. 다리의 힘이 풀려서 다리는 떨리지, 퇴근 시간에 근접하니 차도 엄청 많아져서 위험해졌다. 온 정신을 라이딩에 집중하는데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마지막에 페이스 저하로 평균 속도 23km의 꿈이 날아가버렸다.
(이제는 예전만큼 커 보이지 않은 유스퀘어, 오랜만에 오니 뭔가 반갑다.)
현준이네 본가에서 하루 숙박하고, 다음 날 서울로 올라왔다. 예전에 광주에 자주 왔었는데, 거의 10년만에 왔더니,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그래도 있는 것은 광주고속터미널 (유스퀘어) 뿐. 예전에는 정말 큰 규모에 놀랐는데, 이제는 그 때만큼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만큼 내가 컸다는 증거인가, 아니면 나이가 먹었다는 증거일까? 아무튼 즐겁게 라이딩을 마치고 집으로 복귀하였다.
(여행의 마지막은 금호고속 - 그랜버드와 함께)
포스팅을 마치면서, 현준이와 라이딩을 허락해준 자희 누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나 때문에 누나가 혼자 버스타고 광주에 내려오게 되었다;)
(휴게소에서는 소중한 콜라와 호도과자와 함께!)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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