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전거 이야기/자전거 이야기

물티슈를 이용한 간편한 자전거 청소법

dreamliner 2016. 7. 31. 01:16

물티슈를 이용한 간단한 자전거 청소법


 

 

자전거를 타다 보면 뜻하지 않게 비를 맞는 경우가 생긴다. 교회의 여름 수련회를 다녀오면서 자전거로 복귀를 했는데, 갑자기 비가 꽤 많이 오기 시작했고, 속수무책으로 비를 맞고 말았다. 보통 자전거는 알루미늄, 그리고 카본 소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비를 맞아도 당장은 녹슬지 않는다. 자전거에 달라붙은 모래와 각종 찌꺼기는 자전거 변속기에 트러블을 일으키거나 심하면 자전거의 수명을 단축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비를 맞은 후에는 가급적이면 청소할 것을 권한다.

 

자전거를 아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다수는 자전거 전용 청소도구 같은 것을 가지고 있을 턱이 없다. 그래서 간단한 자전거 청소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비를 맞고 30km정도 주행한 자전거의 상태는 다음과 같다.

 

 

좌측 체인스테이에 모래가 잔뜩 붙었다. 더불어 BB (크랭크가 장착되는 부분)쪽도 마찬가지.

 

 

우측 체인스테이도 마찬가지, 그리고 체인스테이 가드에도 잔뜩 뭍었다.

 

 

싯포스트 주변, 뒷 브레이크에도 모래가 한가득이다.

 

 

뒷브레이크도 마찬가지

 

 

앞브레이크 주변도 마찬가지, 더 이상 눈뜨고 봐 줄수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청소를 할까? 보통 물청소를 많이 한다. 물 뿌리고 마른 수건으로 닦기만 하면 끝이다. 간단하지만, 잘못하다가는 자전거의 중요한 부분에 물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그런 위험성을 막기 위해서 많이 쓰는 방법이 물티슈를 사용하여 청소하는 것이다.

 

 

오늘의 주인공, 물티슈가 되겠다. 동네 마트에서 단 돈 1,200원에 살 수 있다. 청소비용으로는 아주 작은 금액이다.

먼저, 아래로 향해있는 브레이크 QR을 위로 올려줘서 앞 브레이크 간격을 벌려준다. (어래 사진의 빨간 원 부분)

 

 

 

그리고 앞바퀴를 분리한다. 요새 나오는 자전거는 QR 레버 마운트라서 자전거 앞, 뒤 바퀴 분리하는 법은 아주 쉽다. 다만 자신의 자전거가 디스크 브레이크를 이용하는 자전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런 경우는 분해법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분해하기를 바란다. (무턱대고 분리하다가 고생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앞바퀴 분리 완료! 식은 죽 먹기다. 이제 뒷 바퀴도 분리해보자. 뒷 바퀴는 체인이 걸리적 거려서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동일한 방법으로 하면 된다.

 

 

 

가까이서 보니 뒷바퀴는 아주 난리도 아니다. 보통 앞 바퀴보다는 뒷 바퀴가 많이 더럽다. (구동계가 붙어있어서 앞 부분보다 뒷 부분이 크고 면적도 넓다)

 

 

 

아아, 가까이서 보니 더 더러운 당신을 어찌할까.

 

 

어찌하긴 뭘 어찌합니까? 분리가 끝났으면 물티슈로 열심히 닦아주면 된다. 청소는 원래 요령있게 하기보다는 구석구석 깨끗히 닦아주면 된다. (아주 쉽지만 귀찮은 일이다.)

 

 

오오! 조금씩 깨끗해지고 있어!

 

 

 

앞 브레이크, 포크도 부지런히 닦아준다. 한 번 다 닦으면 거꾸로 뒤집어서 지저분한 부분을 또 닦아주면 된다. 일단 이러면 자전거의 프레임 청소는 끝난다. 아직 청소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빛이 난다. (ㅋㅋㅋ)

 

다음은 앞 바퀴를 청소해보자. 앞 바퀴는 브레이크가 닿는 림만 물티슈로 닦고, 마른 헝겊으로 닦아주면 된다. 아주 쉽다.

 

 

 

다 닦으면 앞 바퀴를 포크에 다시 결착한다. 여기까지 오면 7부 능선을 넘었다.

 

매우 귀찮은 부분이지만, 뒷 드레일러 가이드 풀리를 (아래 사진의 빨간 원) 청소한다. 보통은 청소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풀리의 기름때가 쌓이면 체인이 움직일 때 마찰저항이 생겨 자전거의 운행에 방해가 된다.

 

 

혹시나 자전거를 중고로 구매 할 때는 드레일러 풀리 부분을 확인할 것을 추천한다. 만약 이 부분이 깨끗하다면 자전거를 거의 안 탔거나, 많이 탔다고 해도 자전거의 주인이 애정을 가지고 관리를 해 왔다고 추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론이기 때문에 100% 장담할 수는 없다.)

 

뒷 바퀴의 청소를 위해 추가적인 준비물이 필요하다. 대충 물티슈로 닦아줘도 상관이 없지만 못 쓰는 칫솔 하나가 있다면 청소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고, 청소 시간도 단축된다. 그리고 청소 난이도도 하락한다.

 

 

역시 칫솔이 있어야 편하다.

 

 

 

스프라켓이 원래 색을 찾았다. 화장실에 굴러다니는 세정제로 닦았는데, 자전거 전용 세정제를 썼다면 훨씬 깨끗하게 닦인다.

 

이제 아주 귀찮은 일이 남았다. 최대의 적 체인이다. 체인은 모래와 기름때가 가장 많이 묻어있고, 물티슈를 사용하여 지우기도 매우 힘들다. 사실 나는 대충한다. 자전거 뒷 바퀴를 결합하고 체인 위와 아래 사이에 물티슈를 걸치고 바퀴를 돌리면, 돌아가면서 자동으로 때가 닦인다.

 

 

체인을 아주 깨끗하게 청소하기를 원하는 완벽주의자 분들께서는 시중에서 파는 체인 청소 툴을 구매할 것을 추천한다. (다음 번에 직접 구매해서 리뷰할 예정) 그래봤자 20,000원 아래다.

 

이제 청소가 끝났다. 청소를 마친 후, 꼭 해야할 일이 있는데, 체인에 윤활유를 뿌려주는 일이다. 체인, 스프라켓의 마모 속도를 늦추고 구동계가 원활히 작동하게 하려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윤활유에는 습식, 건식 2종류가 있는데, 각자의 장단점이 존재한다. 습식의 경우는 뿌리기가 매우 쉽고, 효과도 오래가는 편이다. 주행 중 모래와 불순물이 달라붙기가 쉽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줘야 한다. 반면 건식의 경우 체인 마디를 따라서 윤활유를 한방울씩 뿌려줘야 하므로 뿌리기 어렵지만, 습식에 비해서 불순물이 잘 달라붙지 않는다. 그리고 습식보다 윤활유가 빨리 마르기 때문에 자주 윤활을 해 주어야 한다.

 

어떤 것을 사용할지 선택은 각자의 몫에 맡긴다.

 

 

드디어 청소가 끝났다. 보통 이렇게 청소하면 1시간 정도 걸린다. 초심자의 경우는 조금 더 걸릴지도 모른다. 청소가 끝나고 깨끗한 자전거를 보니 뿌듯함이 밀려온다.

 

 

깔끔해진 뒷브레이크의 모습, 보기 좋다.

 

 

 

스프라켓도 꽤 깔끔하다. 더 깔끔한 청소를 원한다면 전문 도구를 구입하기를 권장한다.

 

 

앞브레이크도 상태도 깔끔한데, 케이블이 흰색이라 더러운 건 어쩔 수가 없다. 깜빡하고 앞 브레이크 QR을 잠그지 않았다. 블로그 포스팅 도중에 발견하였다. 꼭 QR을 잠그는 것을 잊지 말자.

 

 

깔끔한 BB Shell 주변

 

 

체인이 생각보다 잘 닦였다.

 

 

사실 청소한지 일주일이 안 됬는데, 수련회 때 집으로 타고 오면서 비를 맞아서 또 청소를 하게 되었다. 청소를 하고나니 뿌듯하지만, 비 오늘 날에 자전거를 타지 않았으면 이런 고생을 할 일이 없을텐데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어찌하리, 내가 비가 올지 안 올지 모르는데? 그냥 타는 거지. 다만, 기상청님이 조금 더 정확한 예보를 해주신다면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을텐데...

 

되도록이면 비 올때는 자전거를 타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역시 남들이 다 안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비 오는 날 자전거를 타는 것도 나름 재미고 추억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런 귀찮은 일이 생긴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