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가는 국토종주, 충주 - 이화령 인증센터
다시가는 국토종주, 충주 - 이화령 인증센터
라이딩 일시 : 2017년 8월 1일 (8월 24일 작성)
이동 거리 : 103.36 km (평균 속도 : 18.0 km/h) [충주 - 상주 상풍교 전체 구간]
충주 - 수안보 - 소조령 - 이화령 - 이화령 인증센터 - 문경 - 소야 벚꽃길 - 점촌 - 문경불정역 - 상주 상풍교
8월의 첫 날이자, 국토종주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아침 7시에 일어났는데, 여전히 비가 오고 있었다. 비를 맞고 자전거를 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한 번쯤은 비를 맞을만하나 두 번은 추천하지 않음. 일단 아침을 먹고 기다려보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나니 비가 그쳤다. 이화령까지 가려면 3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 동안 땅이 말라서 안전하게 내리막길을 내려올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 바로 출발하였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상주보 주변의 숙소에서 오늘의 일정을 마치려고 했으나, 비 때문에 출발시간이 늦어져 일정을 변경하는 것으로 일행과 협의하였다. 상주 상풍교까지 100km만 달리고 숙소의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한 뒤, 숙소를 예약한 뒤에 출발하였다.
비가 그친 뒤, 땅이 마르기 시작한다. 첫 날 엄청나게 비를 맞아서 그런가? 우리는 국토종주가 끝나는 날까지 다시는 비를 만나지 않았다. 기왕이면 첫 날도 비를 맞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새재 자전거길 초반부의 도로 상태는 매우 좋지 않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을 보니, 앞으로도 크게 변할 것 같지 않다. MTB나 하이브리드의 경우는 그나마 영향을 덜 받지만, 우리 일행 중 3명이 로드 자전거를 타고 있기에 서행하였다.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화령 정상에서 아름다운 하늘을 구경할 생각을 하니 설렜다. 오늘은 국토종주의 메인 이벤트인 이화령 옛길을 넘는 날이다.
새재 자전거길은 농로와 일반 국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생각보다 힘이 덜 든다. 14km정도를 탄 뒤, 크고 높은 나무가 어우러진 시골길에서 첫 번째 휴식을 취했다. 성진이형을 꼬드겨 그럴듯한 사진도 찍어보았다.
지난 번 국토종주때는 충주에서 수안보 구간을 야간에 달려서, 새재 자전거길의 초입에 대한 기억이 없었다. 지난 번에는 왜 그랬을까? 이런 좋은 곳을 밤에 지나갔다고 생각하니 자괴감이 몰려왔다. 이번에는 기억 속에 잘 담아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다시 주행을 시작했다.
구름 사이로 푸른 하늘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안전하게 잘 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약간 안도감이 밀려온다. 조금 달리다보니 팔봉폭포가 보인다. 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냥 지나가기 아쉬워서 라이딩을 멈추고 폭포를 구경하였다.
우리 뿐만 아니라 많은 라이더들이 폭포를 구경하고 있었다.
구경도 끝났으니 부지런히 페달을 밟는다. 비가 2시간만 일찍 그쳐서 일찍 출발했으면 훨씬 여유로웠을텐데, 오늘은 일정이 조금 촉박하다. 야간 라이딩에 대한 대비를 해 오긴 했으나, 야간 라이딩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야간 라이딩을 하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갈 길을 가야한다.
해가 높아지면서 점점 구름도 사라지고, 푸른 하늘이 자신의 색을 뽐낸다. 구름과 어우러진 하늘과 초록의 산, 들판의 절경을 보니 우리의 기분도 좋아졌다. 더불어, 페이스도 점점 빨라진다.
약간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반복되지만 큰 의미는 없다. 일반 도로는 노면이 좋기 때문에 같은 힘으로도 더 빨리 달릴 수 있어서 페이스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
11시 40분쯤 되니 수안보가 3km 남았다고 한다. 원래 계획은 이화령을 내려가서 육회비빔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그러면 2시가 넘을 것 같다. 괜히 무리해서 가다가 이화령을 오르기 전에 그로기 상태가 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수안보에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안녕, 소중한 내 육회비빔밥아 ㅠㅠ
육회비빔밥이 물 건너가서 아쉬웠지만, 점심 먹을 생각을 하니 기쁘기 그지없다. 여유롭게 페달을 밟으며 주위 경치를 감상하였다. 수안보로 가는 길은 약간 언덕이지만 크게 힘들지는 않다. 그럼 도대체 어디가 힘든거야?
오늘의 첫 번째 인증센터인 수안보 인증센터에 도착하였다. 오늘은 거리가 길지만 가야 할 인증센터는 몇 개 되지 않는다. 빠르게 인증센터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점심을 먹을 식당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목사님과 성진이 형, 어제에 비해서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컨디션이 다들 좋아보인다.
우리의 리더이자 바람막이 역할을 전담한 태형이형. 언제나 컨디션을 알 수 없는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는다. 무표정은 아님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언제 봐도 힘들어 보이지가 않는다. 그래도 3년 전에 비해서는 힘들어 보이기는 한다.
원래 시키려는 메뉴는 30분이나 걸린다고 해서, 빨리 나올 수 있는 산채비빔밥으로 메뉴를 변경하였다. 산채비빔밥이 꽤 맛있었다. 그렇지만 이것만 먹기 아쉬워서 더덕구이를 시켰다.
더덕구이 맛이 엄청났다. 안 시켰으면 후회할 정도. 약간의 시간을 지체하긴 했지만 더덕구이가 맛있어서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냥 바로 자전거를 타기는 뭔가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 우리는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겨보기로 했다.
점점 뜨거워지는 자전거를 그대로 두기 미안해서, 빨리 출발하였다.
수안보를 나서자마자 바로 언덕(돌고개)이 시작된다. 밥 먹자마자 나오는 언덕이라 당황스러운데,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짧지는 않지만 그냥 1단까지 기어를 모두 털면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다. 소조령과 이화령을 대비해야하기 때문에 힘을 아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고개라고 생각했는데, 어엿한 이름이 있었다.
돌고개를 오른 후 내려가는 다운힐이 꽤 짜릿하다. 길이도 길고 경사도 좀 있는 편이여서 신나게 내려올 수 있다. 다만 내리막길을 시작하자마자 커브가 있어서 조금 조심해야 한다. 성진이형과 이야기 해보니 돌고개 내리막 길이 매우 재미있었다고 한다.
돌고개를 내려와서 조금 이동하면 바로 소조령이 시작된다. 소조령은 짧으니 천천히 올라가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촬영을 위해서 목사님과 형들을 먼저 보냈다.
태형이 형의 사진을 찍은 뒤 출발하였다.
목사님을 따라가며 괜찮은지 물어보았는데, 아래의 표정으로 화답한다.
입가의 미소를 보니 여유로워 보였다. 흠, 소조령은 별 문제 없이 넘겠다는 확신이 든다.
다음은 성진이형을 따라가 보았다.
형은 목사님보다 훨씬 여유로워 보였다.
소조령 쉼터에서 잠시 쉬어본다. 지난 번에는 무정차 등반을 목표로 그냥 지나갔는데, 이번에는 소조령의 풍경을 한 번 찍어보고 싶었다. 참고로 쉼터에서 정상까지 300m 밖에 되지 않는다. 정상에서 마땅히 그늘을 피할 곳이 없기 때문에 이곳 쉼터에서 쉬고 갈 것을 추천한다.
먼저 간 형님들과 목사님들이 돌아온다. 흠, 소조령이 너무 만만해서 2회전에 도전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사진을 찍으러 돌아왔다고 한다.
소조령을 아주 쉽게 넘어선 형들과 목사님. 일행들의 실력을 보아하니 이화령도 모두 무정차로 넘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안전하게 천천히 내려갈 것을 일행에게 당부하고 소조령을 내려갔다.
내 사진도 한장 남겨보았다. 아직은 여유가 있어보인다.
소조령을 내려가기 전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
사진을 찍는 중간에 목사님이 고개를 돌렸는데, 초점을 성진이형에게 맞춰두었다. 그래서 목사님의 얼굴이 흐릿하게 촬영되었다. 그늘에서 물도 마쉬고 쉴만큼 쉬었으니 내리막을 시작하였다.
소조령의 내리막길은 완만하고 길다. 딱히 위협적인 커브도 없기 때문에 매우 신나게 내려올 수 있다. 아마 국토종주 통틀어서 가장 신나는 내리막이다. 아무튼 너무 신나게 가다 보니 성진이형을 추월했는데, 한참 내려올 시간이 됬는데도 형이 보이지 않는다.
목사님도 내리막이 좋으셨나보다. 태형이형을 추월해서 저 멀리 사라졌다. 단체라이딩에서는 일반적으로 맨 앞의 리더를 추월하지 않는 규칙이 있는데, 목사님은 잘 지켜지 않으셨다. 물론 우리는 엄격하게 규칙을 적용할 생각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다. 목사님과의 라이딩 중 자주 발생하는 상황이라 조금은 아쉽다. 아마도 별다른 악의 없이, 태웅이형에게 빌린 자전거가 원래 목사님 자전거보다 훨씬 잘 나가서 그러셨을 것이다.
성진이형이 보이지 않아서 일단 기다려보았다. 푸른 하늘이 매우 예쁘다. 올 여름은 유난히 비가 많이 와서 푸른 하늘을 본 날이 몇 번 없었다. 아직은 크게 덥지도 않아서 자전거도 탈만하다.
형이 무사히 잘 내려와야 할텐데. 다시 되돌아가서 확인해볼까? 하는 찰나 멀리서 성진이 형의 실루엣에 보이기 시작한다. 흠, 다행이다. 우리를 본 형이 멋진 세레모니와 함께 지나갔다.
마스크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표정이 상상된다. 형을 보내고 우리도 다시 정상적인 라이딩에 복귀하였다. 이제 멀리 간 목사님을 찾아야 할 차례이다.
멀리가지 않아 목사님과 합류하였다. 산 좋고 공기 좋은 시골길을 나란히 달렸다. 그냥 가기는 조금 심심해서 형들과 목사님에게 세레모니를 요청했더니, 아래와 같이 반응해 주었다.
어느새 행촌교차로에 도착하였다. 이 곳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오천자전거길이 시작된다. 왼쪽으로 가 다리 아래로 지나가면 오늘의 최대 고비, 이화령 옛길이 시작된다.
오천 자전거길을 올지 안 올지는 모르지만, 일단 종주수첩에 도장을 찍어두었다.
사진 표정을 보아하니 아직은 여유롭다. 이화령 정상에서 표정은 어떨까? 행촌교차로에서 쉬면서 물과 에너지바를 보충한다. 나는 점심을 많이 먹어서 초코바를 먹지 않았다.
이화령 업힐에 대한 주의사항 및 약속 (각자 페이스대로 오르며, 정상에서 기다릴 것) 을 이야기 하고 드디어 이화령 업힐을 시작하였다.
첫 번째 주자인 성진이형부터 출발하였다.
정상에서 만나요!
우리 중에서 자전거가 가장 무거워서 형이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럼에도 등산과 축구로 단련된 체력이 있어서 매우 잘 탔다. 사실 운동은 하나 잘하면 다른 것도 잘한다.
다음 주자는 김병년 목사님.
가벼운 페달링으로 출발하였다.
멋지게 코너를 돌아 이화령 업힐을 시작하셨다.
목사님은 무정차 등반에 성공했을까?
세 번째는 태형이형.
경험자 답게 여유롭게 출발.
안정감있는 자세로 커브를 돌아 출발한다.
형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당연하지, 누가 누굴 걱정해?
이제 나도 출발할 차례이다. 약간 걱정이 되긴 하는데, 힘들면 중간에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저번에도 무난히 성공했고, 이번에는 더 비싼 자전거를 타고 왔기 때문에 쉽게 오를 것이라 생각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시작은 완만하다.
오른쪽의 첫 번째 코너를 도는 순간부터 경사도가 갑자기 급해진다. 이화령은 처음과 끝의 경사도가 조금 심할뿐, 나머지는 그럭저럭 할 만하다. 물론 쉽지는 않다. 박진고개와 영아지고개가 더 힘들지만 이화령도 나름 힘들다.
아직은 두 분의 페이스가 비슷하다. 체형으로 보면 목사님보다는 성진이형이 몸이 가벼워서 언덕길에는 유리하다. 반대로 평지에서는 파워가 센 목사님이 유리하다.
목사님이 고개를 들지 않는다. 많이 힘드신가보다.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올라갔다.
무정차로 올라갈까? 아니면 그냥 형들과 목사님, 경치를 찍어볼까? 고민하다가 결국 잠시 멈춰 사진을 찍기로 결정했다. 지난 번에 무정차로 오르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딱히 무정차에 대한 미련은 없었다.
3번 국도로 지나가는 차량들이 매우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성진이 형이 가장 빨리 지나갔다. 인증센터까지 3km가 남았다고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이화령은 약 5.6km를 올라야 하기 때문에 아직 절반도 오지 못했다.
그 다음으로, 목사님이 올라왔다. 너무 힘들면 이정표를 볼 여유조차 없고, 이정표에 써 있는 남은 거리를 볼 때마다 힘이 빠진다. 목사님은 그래서 고개를 숙이고 바닥만 보고 묵묵히 페달만을 밟으셨다.
슬프게도, 쓸데없이 친절하게 바닥에도 남은 거리가 적혀있다.
태형이형이 올라온다. 자신만의 페이스대로 여유롭게 올라오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가까이서 보니 힘들어 보인다. 역시 이 곳은 나 뿐만 아니라 모두가 힘든 곳이다.
사진을 다 찍고 다시 페달을 밟았다. 마지막 3km 동안은 사진이 없다. 정말 힘들었다. 태형이형과 목사님을 추월하여 성진이형을 만나 같이 올라갔다. 아마 혼자 올라갔으면 중간에 한 번 더 쉬었을 것 같은데, 전력으로 무정차를 도전하는 형과 함께 정상까지 쉬지 않고 올라갔다.
우리 중 가장 먼저 올라온 성진이형. 매우 불리한 조건(무거운 자전거와 짐)에도 불구하고 강한 체력과 인내심으로 극복하였다. 장비도 중요하지만 체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었다.
지난 번 국토종주 때도 날씨가 좋았는데, 이 번에는 구름이 더 높고 하늘도 예쁘다. 날씨가 좋으니 기분도 좋고 성취감도 훨씬 크다. 물론 아무런 상관관계는 없음
저 아래 보이는 도로에서부터 이 곳까지 올라왔다.
뒤이어 태형이형이 올라왔다. 역시 굇수의 명성은 어디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익살스런 표정과 함께 목사님이 올라오셨다. 무정차로 올라오셔서 힘들지만 기분이 매우 좋아보인다.
정말 하얗게 불태웠다. 아무 말 없이 우리는 한동안 누워서 쉬기만 했다.
누워서 하늘을 보니 정상의 태양이 눈부시다.
국토종주 인증센터 중 가장 높은 이화령 인증센터에서 성진이형과 김병년 목사님의 인증샷. 되도록이면, 이화령 정상에서는 충분히 쉬도록 하자. 우리는 매우 오래 쉬기는 했지만 후회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꼭 내려가기 전에 놓고 온 것이 없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 다른 인증센터와 다르게 이 곳은 다시 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
쉴 만큼 쉬었으니 이제 내려가야 한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고, 한가해진 이화령 정상에서 우리는 인증샷을 찍기로 하였다. 가져온 삼각대의 구도도 확인할 겸 도전자(성진이형, 김병년 목사님)의 사진을 먼저 찍어보았다.
단체 사진을 찍었다. 아무 사고 없이 무정차로 오른 우리 일행들이 자랑스러웠다. 모두 목표를 달성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표정이 매우 해맑다. 나 빼고 무정차로 오르는데 성공했다.
그냥 가기 아쉬워서 개인 사진도 찍어보았다. 아이폰 7의 HDR (High Dynamic Range)기능을 이용해서 얼굴을 살려볼려고 노력했는데, 카메라도 있었는데 차라리 DR 브라케팅으로 DR 400이나, RAW 촬영을 하는게 나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된다.
나만 찍기 아쉬워서 성진이형도 한 장 찍어주었다.
이제 이화령 정상에서 떠날 시간이 되었다. 이화령을 잘 올랐다는 성취감에 도취되서 그랬을까? 아니면 예쁜 경치에 홀려서? 혹은, 남은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우리는 여기서 약 50분 정도의 휴식시간을 가졌다. 그렇지만 정상까지 잘 올라왔다는 여운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제 안전하게 내려갈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