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전거 이야기/라이딩 이야기

다시가는 국토종주, 창녕군 남지읍 - 삼량진

dreamliner 2017. 9. 19. 18:27

다시가는 국토종주, 창녕군 남지읍 - 삼량진


라이딩 일시 : 2017년 8월 4일 (9월 19일 작성)

이동 거리 : 100.47 km (평균 속도 : 18.7 km/h) [남지읍 - 을숙도하구둑 전체 구간]

 

남지읍 - 창녕함안보 - 밀양강 - 삼량진 - 양산 - 양산물문화관 인증센터 - 을숙도하구둑인증센터 - 남천동 - 노포동 터미널

 

대망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오늘은 부산에서 점심 약속이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야 했다. 저녁 아닙니다, 무려 점심입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어제 준비한 아침을 빠르게 챙겨서 먹고, 매우 이른 새벽 5시 10분에 출발하였다.

남지대교를 건너 바로 함안군에 입성하였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간이라 하늘이 아직은 어둑어둑하다. 저조도 상황이라 핸드폰으로 찍은 이미지의 결과물이 형편없다.

일몰 사진을 찍으러 다닌 적은 매우 많지만 일출 사진을 찍은 기억은 거의 없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을 싫어했으니, 일출 사진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리가 없었다.

아직은 빛보다 어둠이 우세하다.

남지읍에서 창녕함안보까지는 5km가 채 되지 않는다.

땅에서 붉은 빛이 서서히 올라온다.

창녕함안보에 도착하였다. 예상 일출시간이 지났는데, 햇님은 아직 소식이 없다. 일단은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한다.

창녕함안보 인증센터에서 김병년 목사님.

성진이형의 모습도 담아주었다. 이제 인증센터도 단 2개 밖에 남지 않았다.

햇살이 비치는 아침의 자전거. 초록간지가 절정을 이룬다.

성진이형의 자전거 근두운. 파란색의 포인트가 시원하다.

일기예보에서 알려 준 일출시간은 이미 지났는데, 해가 보이지 않는다. 해는 도대체 언제 올라올 것인가?

시간을 마냥 지체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일단 화장실을 다녀오기로 했다. 인증센터 2층에서 창녕함안보의 전경도 담아보았다. 합천창녕보의 생김새보다는 낫지만, 여기도 딱히 좋지는 않다. 합천창녕보의 생김새가 매우 별로여서 그렇다.

갑자기 환해진 하늘을 보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인증센터 건물의 바깥으로 나오는데, 이미 해가 산 위로 올라와 있었다. 절정의 순간을 놓친 허탈감이 밀려온다.

최대 망원 화각을 이용하여 태양을 최대한 크게, 그리고 일출의 빛을 화려하게 담아보았다.

아침 햇살을 이용해서 그림같은 장면을 만들어보려고 애를 썼으나, 광원을 프레임 정면에 구성했을 때 플레어가 심하게 생긴다. 자전거를 타는 것도 힘든데, 신경 써가면서 사진을 찍기에는 너무 위험해서 몇 장만 찍고 바로 포기하였다.

마지막 날이라 다들 몸이 가볍다.

아직까지는 크게 덥지 않다. 날씨가 더워지기 전에 최대한 멀리 가야한다.

빛이 참 좋은 아침이었는데, 지금와서 결과물을 보니 아쉬움이 남는다.

자전거도로가 잠시 끝나고, 국도를 이용하는 우회길이 나온다. 언덕이 나오지만, 지난 4일 동안 수 많은 언덕을 넘어오지 않았던가? 가뿐히 넘어가주면 된다.

정상에서 본 암벽의 색깔이 오묘하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낙동강이 매우 아름답다.

같은 길이 반복되는 낙동강이 지루할법도 하지만, 쏟아지는 아침 햇살과 미로와 같은 경로 덕분에 지루하지는 않았다. 낙동강 근처로 수변공원이 많고 자전거길은 이 복잡한 수변공원을 모두 거쳐서 가기 때문에 경로가 어지럽다.

길이 매우 복잡하다. 본포교를 건너 다시 낙동강의 남쪽으로, 그리고 또 수산대교를 건너 북쪽으로 이동하는 경로다. 공식 자전거길에 안내되어 있지 않지만, 수산대교를 건너지 않아도 을숙도까지 가는데는 무리가 없다. 3년 전에는 수산대교를 건너지 않고 낙동강의 남쪽 방향으로 진행하였다.

수산대교를 건너지 않고 남쪽으로 계속 진행할 경우 언덕을 하나 넘은 뒤 낙동강철교(삼량진인도교)를 건너 낙동강의 북단으로 합류하면 된다. 수산대교를 건너 북쪽으로 진행할 경우는 언덕이 없지만, 밀양강을 거쳐 가야하기 때문에 10km를 더 달려야 한다.

3년 전에는 남쪽으로 계속 진행하여 언덕을 넘었고, 이 번 종주에는 수산대교를 건너 밀양강을 거쳐갔었다. 되도록이면 수산대교를 건너지 말고 남쪽의 언덕을 넘는 것을 추천한다. 언덕의 경사도가 무지막지하지만 3분 정도면 오를 수 있는 반면, 10km평지를 달리는 데에는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시간이나 거리상으로 남쪽 길을 이용하는 것이 큰 이득이다.

우리도 원래 남쪽의 길을 이용하려고 했으나, 저 앞에 있는 다리가 수산대교임을 확인하지 못하고 실수로 지나가 버렸다.

태형이형이 자전거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자전거의 상태도 확인할 겸, 수산대교 앞 정자에서 잠시 쉬었다. 아직 7시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강렬한 햇볕이 느껴진다.

쉼터에서 낙동강 변을 바라보니 빛이 매우 좋다. 그래서, 새초롬한 태형이형의 모습을 담아보았다. 쉼터 뒷쪽으로는 우리가 실수로 건넌 수산대교가 보인다.

햇볕은 좋은 데, 날이 너무 덥다.

도시에 점점 가까워지지만, 양산문화관 인증센터 전까지는 마땅히 보급할 곳이 없다. 삼량진읍에서는 꼭 자전거길을 벗어나더라도 주위의 편의점에 들를 것을 추천하며, 아니면 자전거 길 중간에 푸드트럭을 만나면 꼭 들르도록 하자. 푸드트럭의 경우 카드를 안 받는 경우도 있으니, 현금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수박을 먹으며 누워있고 싶었던 쉼터였다.

국토종주를 하는 외국인을 만났다. 신기해서 잠깐 쳐다봤는데, 이 길을 따라 가면 부산에 갈 수 있냐며 길을 물어본다. 국토종주 안내판에 친절하게 경로가 잘 설명되어 있지만, 영어로는 쓰여있지 않다. 동공 지진이 몰려왔지만 '갈 수 있다'고 대답을 해 주었다. 대답을 하고 빠르게 내 갈 길을 가려고 했는데, '언덕이 있냐?'고 다시 물어본다. 그래서 '하나도 없다'고 대답해 주었다. 매우 짧은 대화였지만, 국적 불문하고 모든 라이더들의 궁금증은 비슷한가 보다.

수산대교를 건너가니 태형이형이 자전거를 다시 봐달라고 한다. 자세히 보니 타이어가 찢어질려는 조짐이 보인다. 안타깝게도 타이어가 터질 경우에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대책은 아무것도 없었다. 일단 타이어에 무리가 가지 않게 천천히 주행하기로 하였다.

자전거의 상태를 확인하느라 약 20분 정도의 시간을 허비하였다. 갈 길이 아주 멀지는 않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1시 전에는 을숙도에 도착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8시도 되지 않았는데, 어느새 해는 중천에 떠 있다.

수변공원 근처는 보통 시멘트 길이다. 수변공원을 벗어나니 잘 포장된 아스팔트 기길로 다시 진입하였다. 여기서부터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저 멀리 낙동강철교가 보일 때만해도 오늘의 라이딩도 아주 쉽게 끝나겠다고 생각했었다.

곧 닥쳐올 밀양강 우회로의 존재를 모른채 우리는 계속 달렸다.

낙동강 철교가 보인다. 3년 전에는 저 철교 뒷 쪽에 있는 다리를 건너왔었다.

눈 앞에 낙동강 철교가 있지만 밀양강을 건너는 다리가 없어서 지나갈 수가 없다.

밀양강 옆 쪽의 자전거 길으로 진입했는데, 밀양강을 건너는 다리가 보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곧 보이겠지?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계속 다리가 보이지 않으니 불안감이 밀려온다

저 멀리 다리가 보인다. '목사님이 가리키는 저 곳을 건너야 하는 건 아니겠지?' 란 생각이 들었는데, 거기가 맞았다. 수산대교를 건너지 않은 댓가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는데.

사람도 없고, 길도 평탄하고, 심심하니 형들과 목사님에게 포즈를 요청했다.

이것 저것 별거 다 해봤지만 길고 긴 이 길은 끝나지 않는다. 중간에 쉼터라도 있었으면 쉬었다가 갈텐데, 쉼터도 없었다. 태양을 피할 그늘이라도 찾아보았지만 그런 게 있을리가 만무하다. 그런거 없다.

한참을 지나 쉼터를 찾았다. 목이 말라서 물통을 꺼냈는데, 물이 거의 없다. 조금만 더 가면 삼량진읍이니 갈증을 조금만 참아보기로 한다.

왔던 길에 비해서 돌아가는 길은 덜 지루했다. 바람이 뒤로 불어서 그랬을까?

눈 앞에 낙동강철교가 다시 보인다.

낙동강 철교의 전경을 담아보았다. 가장 가까운 보라색 철교가 가장 최신에 지어진 철교이며, KTX가 지나가는 길이다.

넓은 하늘과 낙동강의 전경.

두 번째로 보이는 다리가 가장 먼저 지어진 낙동강 철교이다. 이 다리는 1905년에 준공된 다리이며, 무려 11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엄청난 다리였다. 편도 1차로의 이 다리는 현재 주로 인도교로 이용딘다.

아이폰으로 담은 낙동강 철교의 전경. 사각 트러스 구조의 다리는 6.25 전쟁 이후인 1962년에 개통됬으며, 2009년까지 열차가 다녔다고 한다. 사진에서는 두 다리가 겹쳐서 잘 보이지 않지만, 강 아래쪽의 반영을 통해 두 다디를 구별할 수 있다.

X-Pro1으로 담은 낙동강 철교의 전경.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에서는 하늘이 밋밋하고 초록의 풀이 시든 느낌이지만, 카메라의 결과물에는 하늘과 풀의 색 모두 생생하다. 출시된지 오래됬지만 색의 깊이가 핸드폰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낙동강 철교를 지나자마자 슈퍼에 들렀다. 슈퍼에 들어가서 물을 사려고 했는데, 시원한 물을 판매하지 않았다. 일단 눈 앞에 보이는 콜라로 급한 불을 끄고, 조금만 더 가서 편의점에 들르기로 하였다. 여행 내내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를 먹지 않았던 태형이형도 이 순간에는 콜라를 마다하지 않았다.

다리 아래의 자전거길에 푸드트럭이 있어서 편의점 대신 푸드트럭에서 물을 보충하였다. 갈증을 잘 버티지 못하는 라이더라면, 물통을 꼭 2개씩 준비할 것을 추천한다.

갈증을 해소한 뒤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 조금만 가면, 3년 전 우리가 가장 좋아했던 삼량진 나뭇길이 나온다. (이 길을 지칭할만한 이름이 딱히 없어서 내 맘대로 이름을 붙여보았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낙동강 하류의 모습을 보면서 변함 없이 자신의 모습을 간직해 준 자연에게 고마운 마음이 밀려온다. 두 번째 방문이지만, 이 곳을 처음 봤을 때의 감동이 여전히 전해진다.

더 천천히, 아니 느리게 페달을 밟으며 이 아름다운 경치를 내 눈과 마음 속에 담고, 카메라에도 담아보았다.

이 곳의 가을 하늘은 어떠한 모습일까? 봄과 겨울의 모습은 어떨 지 궁금해진다.

길이 평탄해서 그런것일까? 아니면 오후에 있을 약속 시간이 촉박해서 그런 것일까? 목사님이 저 멀리 달려 나가셨지만 아무도 붙잡지 않았다.

여행을 돌아보기에 딱 좋은 길이었다.

천천히 여유를 즐기며 달려본다.

강을 다시 만나는 곳에서 삼량진 나뭇길이 시작된다.

왼쪽으로는 철길, 오른쪽의 강과 산이 이루는 조화는 말이 필요 없다. 자전거로만 도달할 수 있는 길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길을 처음 조우했을 때의 감동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잡다한 생각을 다 접어놓고, 잠시 경치를 감상해보았다.

X-Pro1의 아스티아(ASTIA) 필름 시뮬레이션이 표현하는 파란색과 녹색이 색감이 진하다.

이렇게 좋은 곳을 그냥 지나갈 수는 없기에 내 모습도 남겨보았다.

김병년 목사님도 여기를 매우 마음에 들어하셨다.

성진이형도 이 곳이 마음에 들었나보다. 풍경을 카메라로 열심히 담았다.

태형이형의 해맑은 표정. 이화령 정상에서의 본 표정만큼이나 생동감이 있다.

지금까지 온 길을 돌아보았다.

사진을 리뷰하는데, 성진이형은 태형이형의 포즈가 마음에 들었나보다. 다시 찍을까 말까? 고민하는 형에게 우리가 언제 이 곳에 다시 올지 모르니,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찍어보라고 재촬영을 권유하였다.

수고한 자전거의 모습도 찍어주었다. 이제 오늘의 목적지인 을숙도하구둑 인증센터까지는 약 40km 정도가 남았다. 9시 50분도 되지 않았으니 12시 30분 이전에는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도 즐겼으니, 이제 다시 안장위에 올라 페달을 밟아야 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