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 해볼만한 '두물머리 라이딩'
누구나 한 번 해볼만한 , '두물머리 라이딩'
라이딩 일시 : 2016년 5월 21일
라이딩 거리 : 약 20km
라이딩 속도 : 약 15km/h
(쓸데 없이 엄숙하다. 두물머리에서, 소니 Z1)
[두물머리 라이딩을 소개하면서]
내가 자전거를 탄 지도 5년이 넘었다. (2011년 5월 11일 첫 자전거 구입)
보통 사람들과 자전거 이야기를 하게 되면, 나는 항상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177cm 62kg의 마른 체격을 지니고, 밤 한번만 새도 골골거리는 체력을 지닌 나도 하루에 100km는 타는데 누구나 나만큼 자전거를 탈 수 있고, 나 보다 멀리 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주위의 사람들은 나의 자전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누구나 그렇게 탈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는 '너는 많이 타봐서 그래' 혹은 '너는 비싸고 좋은 자전거를 타니까 그렇게 할 수 있지' 라고 웃어 넘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꼭 맞는 말도 아니다. 그래서 '이불 밖은 위험해'의 컨셉트에 부합하는, 집 밖으로 자전거를 가지고 나가기만 하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볼만한 라이딩인 '두물머리 라이딩'을 소개하고자 한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 두물머리 , 소니 Z1)
두물머리까지 라이딩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첫 번째로, 집 앞에서부터 자전거로 가는 방법. 그러나 이 경우 서울에서 서쪽 끝에서 출발한다면 60km이상의 긴 라이딩이 된다. 서울 동쪽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약 30 - 40km다. 누구나 시작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거리.
두 번째 방법은 중간에 지하철을 이용하여 점프하는 방법. 지하철을 탈 것이면 또 어디서 내리느냐가 문제다. 내가 추천하는 역은 덕소역이다.
[그렇다면 왜 덕소역인가?]
덕소역에서 두물머리까지의 거리는 약 17km이다.
그리고 두물머리에서 조금 놀다가 양수역 복귀를 선택한다면 총 라이딩거리는 20km정도 된다. 길 찾기에 주로 이용하는 네이버 지도 앱에서는 자전거가 1시간에 15km정도 움직인다고 가정한다. 15km/h는 적당한 속도라고 생각한다. 자전거가 좋지 않아도 성인 남자 기준이라면 1시간에 15km정는 무리 없이 라이딩이 가능하다.
그러나, 자전거를 남자만 타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따라서, 개인적인 경험으로 추론해보면 1시간에 약 10km정도 이동하는 것이 평소에 자전거를 타지 않거나, 운동을 잘 안하는 보통 사람들이 갈 수 있는 적당한 거리다.
(덕소역에서 두물머리 가는 길, 17.75km로 안내한다)
두물머리 라이딩의 총 거리 20km는 약 2시간 정도 라이딩하면 충분한 시간이다. 1시간은 너무 짧아서 자전거 타는 기분이 잘 나지 않고, 3시간은 너무 길어서 힘들다는 느낌이 들테니까. 그리고 20km가 주는 다른 장점도 있다. 중간에 한 번 쉬면서 간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 10km를 타면 중간에 쉴 타이밍이 나지 않는다.
라이딩 거리가 20km라면 1시간 동안 자전거를 타고 휴식을 통해 아이스크림을 간식을 먹으며 원기를 회복하고, 나머지 1시간을 타면 쉽게 라이딩이 마무리가 된다. 자전거를 취미로 가볍게 타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힘들게 페달을 밟는 라이딩을 할 필요는 없다. 맛있는 것을 먹고 구경하는 재미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 또한 자전거 라이딩의 큰 재미다.
(이번 라이딩의 주선자인 욱현이 형과 함께, iPhone 5)
[계획대로 되는지 한 번 달려볼까?]
사실, 자전거로 전국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두물머리에 간적은 한 번도 없었다. 자전거에 입문한지 얼마 안 된 욱현이 형이 자기는 집이 가까워서 두물머리에 자주 간다고 한다. 내 이야기를 듣더니 안타까웠는지, 언제 태형이형이랑 같이 두물머리 라이딩을 하자고 한다. 그래서 흔쾌히 승낙하였다. 지금이 아니면 이 분과 자전거를 탈 기회가 또 있을까?
욱현 형의 집이 덕소에서 가깝기 때문에, 덕소에서 만나서 출발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원래는 나와 태형이형은 공릉동에서 덕소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려고 했으나 3일전 있었던 분원리 라이딩의 피로, 그리고 아주 더운 날씨로 인해서 지하철을 타고 덕소까지 가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덕소에서 출발해서 팔당 직전에서 점심을 먹고, 능내역에서 한 번 쉬면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두물머리를 가기로 했다. 역시나 날씨가 덥지만, 덕소 주변은 좀 시원하다. 팔당대교 직전에서 점심을 먹고 여유롭게 출발. 사람들이 많지만 서울시내에 비하면 적다.
(능내역 쉼터에서 먹은 스크류바, 더블비안코를 먹고 싶없는데 없었다. ㅜㅜ , 소니 Z1)
팔당대교를 지나가니 멀리 팔당댐이 보인다. 물론 긴 내리막은 덤이다. 편하게 페달을 밟으니 능내역이 나온다. 능내역에는 매점이 있다. 오랜만에 왔더니, 수제버거 집이 생겼다. 예전에 왔을 때는 라면이랑 파전 외에는 먹을 게 아예 없었는데...
하여튼,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기분이 시원해진다. 역시 여름에는 아이스크림이 짱이다. 간식도 맛있게 먹었으니 다시 두물머리를 향해 출발해 본다. 우리 팀들은 모두 자전거에 익숙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도착하였다.
(역시 두물머리에서는 연꽃핫도그를 먹어줘야 제맛, 소니 Z1)
역시 두물머리에 왔으면 연꽃핫도그를 먹어야지. 연꽃 핫도그를 먼저 샀다. 연꽃핫도그는 두물머리에서 인기가 제일 많은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겨자와 케찹, 그리고 설탕의 막강 콜라보레이션. 나는 겨자의 신맛이 싫어 빼달라고 했다. 흠, 케찹과 설탕의 조화. 기가 막히다. 역시 자전거를 탈 때 먹는 재미를 빼면 안 된다.
(여러분, 콜라가 이렇게 소중합니다! , 소니 Z1)
콜라를 사먹으면서 주위 경치를 찬찬히 감상해본다. 흠, 북한강과 남한강 두 강이 만나는 곳. 그래서 그런지 역시 넓다. 강을 보니 마음이 시원해진다. 한 겨울에 오면 어떨까. 해 질 때 오면 어떨까. 해 뜰 때 오면 어떨까. 한 번 상상해본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가 있었다. 이제서야 온 것이 후회가 될 정도이다. 어찌나 기뻤던지, 인증샷을 찍었다.
(쓸데 없는 인증샷, 뒤에 아주머니가 핫도그를 맛나게 드신다. iPhone 5)
[마치면서]
누구나 한 번 해볼만한 라이딩으로 두물머리를 강력히 추천한다. 매우 좋은 경치, 목적지에서 먹을만한 맛있는 간식, 그리고 누구나 한번쯤 해 볼만한 쉬운 라이딩 난이도의 3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서울 근교의 최적의 장소라 생각한다. 물론 운동효과는 크지 않다. 운동을 하고 싶은 분들은 집 앞에서 출발하면 될 것이다.
진짜 마지막으로, 남편의 대낮 라이딩을 넓은 아량으로 흔쾌히 허락한 두 분 (강승회, 김지현 누나) 에게 감사드린다. 사실 유부남들이 토요일 한 낮에 나가서 라이딩하기는 매우 어렵다. 두 분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번 라이딩은 없었겠지.